소리도 없이 Voice of Silence, 2020 :: 줄거리, 결말, 리뷰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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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드라마

소리도 없이 Voice of Silence, 2020 :: 줄거리, 결말, 리뷰 (추천)

by 뻬꼬짱 2023. 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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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소리도 없이> 포스터

 

소리도 없이 (Voice of Silence)

2020.10.15 개봉 / 범죄, 드라마 / 대한민국 / 99분 / 15세 관람가

평점 : 관람객 7.80 / 기자,평론가 7.00 / 네티즌 5.93

감독 : 홍의정

출연 : 유아인(태인), 유재명(창복), 문승아(초희), 이가은(문주), 조하성(정한), 승형배(준철), 임강성(용석), 유성주(일규)

 

 

 

1. 줄거리

태인과 창복

 

평범한 계란장수로 보이는 창복과 태인, 사실 그들은 범죄 조직의 하청을 받아 살인장소를 제공하고 일이 끝난 후 시체를 수습하는 일을 하고 있었다. 어느 날 실장 용석이 찾아와 창복에게 몇 일간 사람을 맡아달라고 부탁한다. 그동안 하던 일과 달랐기에 창복은 이를 거절하려 하지만 태인이 뒷처리 도중 용석의 심기를 거스르고, 태인을 감싸기 위해 결국 일을 맡기로 한다. 다음날 창복과 태인은 전달 받은 장소로 사람을 데리러 간다. 그동안의 대상들처럼 성인 남성일 줄 알고 흉기를 챙겨가지만, 그들의 앞에 보인 것은 어린 여자아이였다.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애 몸값을 받아야 하는 상황인데 애 아빠가 어떻게든 그걸 자꾸 깎는 모양이야.

 얘 동생이 삼대독자라고 걔를 데리고 오려다가 이 모지리 새끼들이 뭘 어떻게 한 건지 얘가 왔다고 그러더라고.

 아니, 정말로 딸이라고 덜 준다는겨? 이씨.... 딸년이면 어떻고 아들놈이면 어때? 남녀가 평등해야지, 부모란 작자들이 말이야."

 

초희를 데려가는 창복과 태인

 

아이의 이름은 초희, 창복은 초희를 태인의 집에 맡긴다. 태인의 집에 간 초희는 문주라는 여자아이를 만난다. 초희는 배고프다는 말만 반복하고, 오랫동안 씻지 않은 듯 얼굴도 머리도 부스스하고 더러운 문주를 자신처럼 유괴당한 아이라고 생각한다. 초희가 문주에게 자신의 아빠가 오면 함께 가자고 하지만 문주는 '오빠도?'라고 되묻는다. 문주는 태인의 여동생이었다.

 

"문주는 착하잖아.... 그럼 문주 오빠도 착한 사람이야?"

 

 

다음 날 태인은 초희를 집에 혼자 둘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작업장까지 데려간다. 작업 도중 초희가 도망갈까봐 초희의 신발을 벗기고 주변에 유리조각을 뿌려두었는데(아마 창복이 그런 것으로 예상됨) 태인이 은근슬쩍 발로 유리조각들을 치워주고, 초희는 그런 태인을 달리 보게 된다.

 

이번에 작업장에 매달리게 된 것은 실장 용석이었다. 창복은 다 죽어가는 용석에게 초희에 대해 누구에게 인수인계 했는지 묻지만 용석은 대답하지 못하고 죽고만다. 알고보니 초희 유괴는 조직의 허락없이 용석이 홀로 벌인 일이었고, 아무도 초희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으려 한다. 어쩔 수 없이 창복은 초희를 데리러 갔던 곳에 다시 가서 업자들을 만난다. 그들은 유괴를 전문으로 하는 범죄자들이었고, 창복은 아이를 다시 데려가라고 부탁하지만 그들은 아이 몸값 받는 걸 도와줄테니 아이를 좀 더 맡으라 권한다. 창복이 난처해하자 유괴범들은 그렇다면 초희를 부모에게 돌려보내지 않고 '판매'를 하겠다고 한다. 아이를 넘기려면 되려 돈을 내야하고, 차마 초희를 '판매'하도록 둘 수 없었던 창복은 아이를 계속 데리고 있기로 한다. 

 

"요즘 성수기라 그냥 빠른 쪽으로 넘겨야 되지 않을까 싶어서요.

 부모 기다리는 것보다 판매쪽이 빠르긴 하거든요."

 

처음에 요구하려던 초희의 몸값은 300만원이었으나 유괴범들의 욕심으로 2억까지 늘어난다. 몸값을 받아내기 위해 초희에게 직접 2억을 준비하라는 내용의 편지를 쓰게 한다. 문주가 초희에게 뭐라고 써져있냐 질문하자 초희는 '언니 아빠한테 2억을 준비하래.'라며 편지 내용에 대답하고, 그 모습을 보는 태인의 표정이 괴로워보인다.

 

-

 

초희는 들짐승과 같았던 문주에게 가족을 기다렸다가 함께 음식을 먹는 것, 존댓말과 예의, 옷 정리하는 방법, 빨래 등을 알려준다. 태인은 깔끔히 정리된 집안과 식탁 위에 음식이 준비되어있는 모습을 보고 놀란다. 초희가 온 이후로 집이 깨끗해지고, 분위기가 밝아져간다. 초희를 맡기 싫어했던 태인도 어느새 초희가 문주를 깨끗히 씻겨주고 함께 어울리는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며 마음을 열기 시작한다.

낯선 사람이자 유괴범인 태인을 경계하던 초희도 태인에게 마음을 연다. 한밤중 화장실에 가는 것이 무서웠던 초희가 태인에게 함께 가달라고 부탁하고, 벙어리인 태인은 초희가 무섭지 않도록 밖에서 계속 박수를 쳐준다.

창복과 태인은 더 이상 초희가 도망가지 못하도록 신발을 벗겨 바닥에 유리조각을 뿌려놓지 않고, 초희도 더이상 도망가려 하지 않는다.

 

어느 날 창복이 초희의 사진을 찍기 위해 폴라로이드 사진기를 사온다. 초희의 부모를 협박하기 위해 촬영하는 사진이었지만 초희는 너무나도 해맑게 웃는다. 그들의 관계는 유괴범과 피해아동이지만, 그들이 함께 하는 공간엔 언제나 웃음꽃이 핀다.

 

"야, 초희야. 너 자꾸 그렇게 웃으면서 찍으면 너희 엄마 아빠가 여기서 그냥 살아라 그러겠다!

 최대한 슬퍼야 된대, 슬프게, 어?

 자, 아유 슬프다~"

 

 

 

2. 스포일러 포함

돈가방을 챙긴 창복

 

약속했던 것과 달리 유괴범들은 아이를 데려올 때 자신들의 얼굴이 밝혀졌을 수 있으니 창복이 돈을 받아와야 한다고 한다. 어쩔 수 없이 창복이 직접 돈가방을 챙기러가고, 창복은 태인에게 자신이 만약 12시까지 연락이 없다면 초희를 닭집에 데려다주라고 한다. 창복은 무사히 돈가방을 챙기지만 경찰로 추측되는 사람들이 자신을 뒤쫓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아 크게 긴장한다. 절름발이인 창복은 도망치려다가 급한 마음에 계단에서 미끄러져 바닥에 머리를 부딪히고 만다. 바닥은 창복의 피로 물들고, 정신을 잃은 창복의 뒤로 보이는 창문에 '편안히 하늘로'라는 문구가 써져있다.

 

-

 

약속시간이 되어가는데도 창복의 연락이 없자 태인은 초희를 데리고 닭집으로 갔고, 그곳엔 많은 아이들이 있었다. 닭집 사장이 누군가와 통화하는데, 대화 내용은 아이들의 연령대와 혈액형이었다. 닭집 사장은 태인에게 초희를 두고 가라고 하고, 태인을 따라나서려는 초희에게 소주 한 잔과 요구르트를 섞어 먹인다. 무거운 마음으로 집에 돌아온 태인은 고민 끝에 다시 닭집 사장을 찾아가고, 유치원 차량에 아이들을 태우고 가던 닭집 사장과 몸싸움을 벌여 차량을 빼았는다. 아이들을 태운 유치원 차량은 누군가의 가게 앞에 주차해놓고, 태인은 초희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간다. 소주를 먹고 토하는 초희를 위해 태인이 약국에 약을 사러 가는데, 초희는 자신을 다른 사람에게 팔아넘기려 했던 태인에게 배신감을 느끼고 태인이 없는 사이 집 밖으로 도망친다. 집에 돌아와 초희가 없는 것을 안 태인은 급히 온 동네를 뒤지고, 길을 잃은 초희를 발견한다. 초희는 도망치다 넘어져 다리를 다친 상태였고, 이를 본 태인은 걱정과 안쓰러움, 놀람 등의 감정을 복합적으로 느낀다. 닭집에 넘겼던 초희를 다시 데리러 갔을 때엔 태인에게 배신감을 느낀 초희가 화가 나 내리지 않으려 하고 태인을 때렸었는데, 이번엔 태인이 화가 났다. 두 다리가 바닥에 박힌 듯 움직이지 않는 태인을 초희가 집에 가자며 잡아끌고, 태인은 다친 초희를 업고 집에 간다.

 

한편 술에 취한 최 경장이 후임 한솔에게 초희에 대해 이야기한다. 도망치던 초희가 최 경장을 발견하고 도와달라 요청했었지만, 이내 술 취한 아저씨가 두려웠던지 초희가 다시 도망쳤다. 최 경장의 이야기를 들은 경찰 한솔은 초희를 찾아다니다가 태인의 집 앞에 당도하게 된다. 초희가 화장실 간 사이, 초희가 무서울까봐 밖에서 박수를 치고있던 태인을 발견하고 한솔은 여자아이 못 봤느냐고 묻는다. 당황한 태인의 모습에 한솔은 화장실 안에 누가 있느냐고 물으며 의심하고, 태인은 그녀를 막기 위해 몸싸움을 하게 된다. 서로 엎치락뒤치락 하다가 한솔이 뒤로 넘어지며 돌에 머리를 박게 되고, 그녀가 사망했다고 생각한 태인은 크게 당황한다. 그 옆에 다가온 초희가 태인에게 평소 하던 것과 같이 땅에 묻자고 하고, 태인은 뒷마당에 그녀를 묻는다.

 

 

태인은 고민 끝에 초희를 집에 데려다주기로 결심하고, 함께 버스를 타고 길을 나선다.

한편 닭집 사장이 유괴범들에게 태인과 있었던 일을 토로하고, 유괴범들은 태인의 집을 찾아간다. 그들은 집에 혼자 남은 문주를 초희로 착각하고 데려가려는데 뒷마당에 묻혀있던 한솔의 손을 발견하고 땅을 파헤쳐 꺼내준다. 태인이 죄책감으로 한솔의 얼굴을 보기 힘들다는듯이 그녀의 모자로 얼굴을 가렸었는데, 그 틈으로 숨을 쉬어 살아있었던 것이었다. 땅에서 꺼낸 사람의 정체가 경찰인 것을 알고 유괴범들은 문주를 안고 조용히 도망치려 하는데, 혼미한 정신에도 불구하고 솔은 유괴범을 붙잡고 놔주지 않았고 결국 유괴범들은 문주를 포기하고 돌아간다.

 

태인과 초희

 

초희와 태인은 초희의 학교에 도착하고, 초희가 기분 좋은 듯 태인에게 자기 반 등을 설명해준다. 운동장에 들어서자 선생님을 발견하고, 반갑게 뛰어가려하는데 초희의 손을 태인이 놓지 않는다. 그러자 초희의 표정이 어둡게 바뀌고 태인의 손을 뿌리치고 선생님에게 뛰어간다. 초희를 보고 놀란 선생님이 다행이라며 초희를 안아주고, 태인을 보며 누구냐고 묻는다. 초희가 선생님에게 귓속말을 소근거리는데, 유괴범이라고 말한 것인지 선생님의 표정이 어두워지고 태인은 도망친다.

 

선생님의 연락을 받고 초희의 부모가 학교를 찾아온다. 뛰어오는 초희의 엄마와 달리 초희의 아빠는 삼대독자라던 남동생의 손을 잡고 천천히 걸어오고 있었다. 반가움으로 들떴던 표정도 잠시, 차분히 가라앉은 표정으로 초희는 부모에게 허리 숙여 인사한다.

 

-

 

초희와 문주가 즐겁게 뛰어놀고, 창복과 태인이 흐뭇하게 바라보는 과거 회상이 나오고 영화는 막을 내린다.

폴라로이드 사진 속에 함께 찍힌 그들의 모습을 보고 그 누가 유괴범과 피해아동이라고 생각할까?

 

 

 

 

3. 리뷰

영화 <소리도 없이>를 총 두 번 보았다. 처음 보았을 땐 마지막이 이렇게 끝난다고? 생각하며 조금 실망했었지만, 두 번째 보니 감상이 조금 달라졌다. 유괴를 당했음에도 침착하고, 잘 사는 집에서 잘 교육 받은만큼 착하고 예의바른 아이 초희는 창복과 태인, 문주의 삶에 자연스럽게 녹아든다. 똑똑한 아이인만큼 처음에 낯선 이들이자 범죄자들인 그들을 경계했지만, 창복과 태인이 비록 불법적인 일을 하지만 인성과 성품은 악한 사람이 아님을 느낀 것 같다.

창복과 태인은 살인방조, 살인공모, 유괴 등의 범죄를 저지른 엄연한 범죄자들이며 당연히 그들을 옹호할 수는 없다. 하지만 관객으로부터 이러한 사실을 자꾸 잊어먹게끔 그들의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준다. 창복은 범죄자임에도 불구하고 신실한 기독교 신자로 사망한 사람들을 땅에 묻으며 그들을 위한 기도를 올린다. 벙어리인 태인을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태인이 할 수 있는 일을 준다는 명목하에 창복은 일을 가르쳤고 언젠가 그들이 하고 있는 정상적인 일인 달걀트럭을 넘길 생각도 하고 있었다. 태인도 짜증은 내더라도 창복의 말은 잘 따랐으며, 창복은 피는 섞이지 않았지만 태인을 후계자, 아들, 조카 정도로 생각한 것 같다.

부모 없이 깡시골에서 오빠와 둘이 사는 문주는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하고, 정말 자고 먹고 놀고 등 1차원적인 욕구만 있는 아이였다. 하지만 초희가 그런 문주에게 하나 둘 필요한 것들을 알려주고, 달라지는 문주의 모습을 보며 태인도 초희에게 마음을 열게 된다. 태인이 아무리 폐쇄적인 범죄자라 하더라도 동생뻘인 초희를 보며 귀여워하지 않을 수 없었나보다. 어느새 초희와 태인은 남매처럼 서로 장난치며 격 없는 사이가 된다. 비록 협박용 사진을 찍기 위해서라지만 사진 찍는 내내 자기도 모르게 미소를 숨길 수 없었던 초희의 모습을 보며 태인과 창복이 초희에게 자신들의 나름대로 잘 대해준 것을 알 수 있었다. 비록 납치범과 피해아동이지만 그런 것에 구애받지 않고 그들은 하루하루를 보냈고, 자연스럽게 서로에게 익숙한 존재가 된 것 같다. 처음엔 날 서 있던 감정들이 시간이 지나며 사소한 일들을 계기로 풀어지고, 서로가 마음을 열고 가까워지는 것들이 느껴져 좋았다. 처음엔 태인이 초희를 자전거 뒷자리에 태웠을 때, 초희가 도망가려 해서 태인이 자신의 몸가 초희를 끈으로 꽁꽁 묶었었지만, 어느샌가 끈 없이 초희가 두 팔로 태인의 허리를 붙잡고 있다. 초희가 미끄러져 넘어지는 것을 본 태인이 장난스레 웃고, 초희는 꼴이 난 듯 손에 묻은 흙을 태인에게 묻히는데 이 모습을 보고 누가 유괴범과 피해 아동이라고 생각할까?

 

영화 <소리도 없이>를 좀 더 잘 감상하려면, 등장인물들의 감정선과 대사 속 의미들을 하나하나 곱씹으며 보는 것을 추천한다. 특히 유아인 배우는 벙어리 배역을 맡아 이번 영화에서 대사가 한마디도 없다. 하지만 표정과 몸짓으로 감정을 표현하고, 그 감정들이 매우 잘 느껴져서 좋았다.

 

초희가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왜 이렇게 어른스러운가 했더니, 집에서부터 삼대독자인 남동생과의 차별을 꾸준히 받으며 일찍이 철이 들어버린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아이가 납치되었다는데 그 몸값을 깎기 위해 시간을 차일피일 미루는 것이 과연 아버지가 맞을까? 창복과 태인, 문주와 함께 있을 땐 진심으로 즐거운 듯 미소지었던 초희가 아이에게 어울리지 않는 점잖고 체념한 표정으로 자신의 부모에게 허리 숙여 인사하는 것이 안타까웠고 괴리감이 느껴졌다. 부모에게 돌아가긴 했지만, 당연히 그것이 옳은 것이지만 같은 시간으로 비교해보았을 때 태인네와 함께 있는 것보다 가족과 함께 있는 초희가 즐거운 미소를 지을 순간들이 더 많을까?

 

창복이 머리를 부딪힌 충격으로 정신을 잃고 계단에 앉아있을 떼, 그 뒤로 '편안히 하늘로'라는 문구가 새겨진 창문이 보인다. 신실한 기독교신자였던 창복이 하나님 곁으로 갔다는 것을 어렴풋이 표현한 것 같다. 이런 연출들이 참 좋아.....

 

처음 볼 때 별로였다면, 시간이 조금 지난 후 한 번 더 보는 것을 추천한다. 두 번째 볼 땐 처음 볼 때 놓쳤던 부분들이 눈에 들어올 수 있다. 적어도 내겐 두 번 본 것이 시간낭비는 아니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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