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금자씨(Sympathy For Lady Vengeance), 2005 :: 박찬욱 감독 복수 3부작 / 줄거리, 결말, 해석, 리뷰 (추천)
본문 바로가기
영화, 드라마

친절한 금자씨(Sympathy For Lady Vengeance), 2005 :: 박찬욱 감독 복수 3부작 / 줄거리, 결말, 해석, 리뷰 (추천)

by 뻬꼬짱 2023. 1. 10.
728x90
반응형

영화 <친절한 금자씨> 포스터

 

친절한 금자씨 (Sympathy For Lady Vengeance)

2005.07.29 개봉 / 스릴러, 드라마 / 대한민국 / 112분 / 청소년 관람불가

평점 : 관람객 7.00 / 네티즌 7.55

감독 : 박찬욱

출연 : 이영애(금자), 최민식(백선생), 권예영(제니), 김시후(근식),

          남일우(최 반장), 김병옥(전도사), 오달수(장씨), 이승신(박이정), 김부선(김근희), 라미란(오수희)

 

 

 

1. 줄거리

주인공 이금자는 스무살 때 박원모 어린이 유괴 사건의 범인으로 세상에 처음 알려졌다. 사람들은 이금자의 어린 나이와 잔인한 범행 수법에 충격을 받았지만, 무엇보다도 충격적인 것은 그녀의 아름다운 미모였다. 황색 언론들은 그녀를 올리비아 핫세와 비교하며 떠들었고, 어느 감독은 그녀의 영화를 만들겠다고 발언했다가 빈축을 산다. 그녀의 체포된 모습이 담긴 뉴스를 본 전도사가 홀린듯이 감옥에 갇힌 금자를 찾아온다. 전도사는 그녀를 위해 기도하고, 금자는 13년의 옥살이 중 진심으로 하나님께 기도 드리고 죄를 뉘우치는 듯 하다. 고된 일을 마다하지 않고 솔선수범하는 그녀는 감옥에서 친절한 금자씨라고 불렸다.

 

-

 

"두부처럼 하얗게 살라고, 다시는 죄짓지 말라는 뜻으로 먹는 겁니다."

 

그녀의 출소일에 맞춰 전도사와 신도들과 다 함께 금자를 마중 나온다. 전도사가 두부를 건내지만 금자는 그것을 그릇째 떨어뜨리고, 무표정으로 뒤돌아선다. 그녀의 차가운 표정은 13년간 눈물로 기도하며 사람들에게 헌신했던 '친절한 금자씨'와 전혀 다른 사람으로 보였다.

 

"너나 잘 하세요."

"너나 잘하세요."

 

출소 이후 금자는 함께 교도소 생활을 했었던 동기들을 찾아가고, 그들은 금자를 환영하며 물심양면으로 돕는다. 그녀들은 금자의 사정을 모두 알고 있는지, 금자의 계획에 대해 묻는다.

 

"그 새낀 찾았어?"   /   "어."

            "죽였어?"    /   "아니."

                   "왜?"    /   "바빴어."

 

빨간 쉐도우를 바른 금자씨

 

"자기 스타일 변했네? 왜 이렇게 눈만 시뻘겋게 칠하고 다녀?"

"친절해 보일까 봐."

 

-

 

금자는 13년 전 납치했던 원모의 부모님을 찾아가 죄를 사죄하며 자신의 손가락을 자른다. 용서를 구할 때까지 모든 손가락을 자를 생각이었으나 원모 부모가 그녀를 말렸고, 구급차를 불러주어 절단된 손가락을 다시 붙힐 수 있게 되었다.

 

빵집 사장 장씨는 여자 교도소에 자원봉사를 갔다가 금자가 만든 산딸기 무스를 맛보고 감동한다. 그때 인연을 바탕으로 금자는 출소 이후 장씨의 가게에서 일하게 되었다. 빵집에서 일하던 근식은 금자를 보고 첫 눈에 반한다.

 

"누나라고 불러도 되죠."

".....그냥 금자씨."

 

열아홉살 금자씨

 

열아홉살의 금자는 누구나 돌아볼 정도로 예뻤지만 까다롭지는 않았다. 금자는 열아홉살 나이에 임신을 했고, 교생실습을 나와 연을 맺었던 백선생에게 부탁해 함께 지내게 된다. 백선생의 꼬드김에 넘어간 금자는 원모를 납치하는 것을 돕게 되고, 약속과 달리 백선생은 원모를 살해한다. 경찰이 수사를 진행하며 목격자를 찾아내고, 목격자는 금자가 원모를 데리고 목욕탕에 가는 것을 보았다고 진술한다. 금자가 시장에 다녀온 사이 금자의 아기가 사라졌고, 백선생은 금자에게 죄를 다 뒤집어쓰고 자수하지 않으면 아기를 죽이겠다고 협박한다. 금자는 아기를 지키기 위해 자수하고, 담당형사인 최 반장은 당시 상황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금자가 범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금자는 본인이 진범이 맞다고 하고, 결국 그녀를 범인으로 체포하게 된다.

 

"세상엔 좋은 유괴하고 나쁜 유괴가 있다고 그랬어, 백선생이. 아이를 잘 데리고 있다가 건강하게 돌려주는 건 좋은 유괴랬어.

 어차피 부잣집이니까 몸값 조금 뜯어내도 망하는 거 아니고, 며칠 속이 타겠지만 감동적으로 다시 만나면 더 화목한 가족이 된다고 했어.

 그래놓고 원모를 죽였어, 백선생이..."

 

-

 

금자의 딸은 호주로 입양갔고 제니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 금자는 딸을 만나기 위해 부족한 영어실력으로 직접 편지를 쓰고 제니의 양부모를 찾아간다. 제니는 비록 말은 통하지 않지만 친엄마 금자에게 호기심이 생긴 것인지 자신도 서울에 데려가 달라고 부탁한다. 금자가 완강히 거절하자 자신의 목에 칼을 들이밀고 금자와 양부모를 협박하고, 제니는 결국 금자의 집에 가게 된다. 비록 둘의 언어는 통하지 않지만 마음으로 교류하며 금자와 제니는 조금씩 가까워진다.

 

 

 

2. 스포일러 포함

백선생의 아내 이정은 사실 금자의 계획 중 일부였다. 금자가 그녀를 괴롭히던 마녀에게 3년 간 락스를 먹여 죽이고, 이정은 그때의 은혜를 갚기 위해 금자를 돕고자 의도적으로 백선생에게  접근했다. 금자와 약속했던 날이 다가오고, 이정은 백선생의 밥에 약을 타고 외출한다. 금자를 만나 상황에 대해 보고하는데, 이 모습을 전도사가 촬영하여 백선생에게 전달한다. 전도사는 백선생에게 돈을 받고 금자를 몰래 촬영했었고, 사진을 본 백선생은 아내와 금자의 관계에 대해 알게 된다. 집으로 돌아온 아내를 때리고, 피 흘리는 아내를 의자에 묶어두고 백선생은 식사를 한다. 한편 제니와 함께 집에 가고 있는 금자의 앞에 괴한들이 나타난다. 백선생이 사람을 시켜 금자를 납치하려 했지만, 금자가 오히려 총으로 그들을 살해한다. 금자는 백선생의 집으로 향하고, 얼굴이 피떡이 되었지만 약이 든 밥을 먹고 잠든 백선생을 보며 웃고있는 이정을 발견한다. 금자는 이정과 함께 백선생을 포박한 후 미리 알아두었던 폐교로 데려간다.

 

-

 

- 적어도 납득할만한 설명은 해줘. 미안하다고 한 번 말하는 걸로는 부족해. 적어도 세 번 이상은 미안하다고 해.

  관대하지 않은 당신의 딸, 제니.

 

금자는 잠든 제니의 주머니에서 편지를 발견하고, 백선생에게 통역하도록 하여 제니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한다.

 

"이제 이 사람하고 일이 끝나면 널 다시 호주로 보내려 해. 엄마의 죄는 너무 크고 깊어서 너처럼 사랑스러운 딸을 가질 자격이 없거든."

"행복했어.. 죄지은 사람이 그래선 안될만큼. 제니. I'm sorry. I'm sorry. I'm sorry..... 정말로 I'm sorry......"

 

백선생과 금자씨

 

이정에게 제니를 데려가도록 부탁하고, 폐교에는 백선생과 금자 둘만 남는다.

 

"안녕히 가세요."

 

 

3. 결말

금자가 그에게 총을 겨누었을 때, 그의 알람이 울린다. 알람을 끄기 위해 백선생의 휴대폰을 꺼내는데, 거기엔 원모가 가장 아꼈던 구슬을 포함하여 여러 아이들의 장난감이 붙어있다. 백선생은 원모 외에도 많은 아이들을 죽였었고, 그 아이들의 장난감을 기념품처럼 달고 다닌 것이었다. 이 사실에 분노한 금자는 아이들의 고통을 되돌려주겠다는 듯이 그를 구타한다.

 

-

 

금자는 이정과 함께 백선생의 집을 뒤지고, 백선생이 유괴한 아이들을 촬영한 영상을 찾는다. 금자는 최 반장에게 연락하여 그것을 함께 시청하고, 최 반장은 끔찍한 영상을 끝까지 보지 못하고 뛰쳐나가 구토한다.

 

"그때 진범을 밝혔다면 안 죽었을 아이들이에요. 네 명이에요....."

 

-

 

추가로 피해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최 반장과 금자는 그 가족들을 폐교로 데려와 아이들의 영상을 보여준다. 사람들은 자기 아이의 영상을 보며 통곡하고, 금자는 피해 가족들에게 두 가지 선택지를 준다.

 

"백한상은 강남의 영어 학원 교사였습니다. 거기서 희생자를 고르고, 사건을 저지른 다음에 다른 학원으로 옮겨갔죠. 항상 자기 반 학생은 피했기 때문에 한 번도 경찰의 용의선상에 오른 적이 없습니다. 아이들을 몹시 귀찮아해서 유괴하자마자 비디오로 찍어 놓고 곧바로 죽이곤 했습니다. 범인과 협상하는 동안 여러분께서 전화로 들으셨던 아이들의 음성은 이미 죽은 다음에 비디오에서 복사한 것입니다."

 

"선택할 수 있는 길이 두 가지 있습니다. 법적인 처벌을 원하신다면 저기 계시는 최 반장님께 인도할 것이고요.

 좀 더 신속하고 개인적인 처형을 원하신다면 바로 여기서 당장 가능합니다."

 

범죄자라 하더라도 직접 처형하는 것에 대해 의견이 분분했으나 피해 가족들은 결국 과반수에 따라 직접 처형하기로 한다. 제비뽑기를 통해 순서를 정하고, 모두 우비를 입고 각자 준비한 흉기를 든다.

 

"왜 그랬어요? 이렇게 멀쩡하게 생긴 사람이.....왜.....도대체.....어?" -원모 모

"세상엔 완벽한 사람은 없는 거에요, 사모님." -백선생

 

순서대로 들어간 사람들은 백선생에게 분노를 표출한다. 백선생을 살해한 이후 사람들은 다함께 청소를 하고, 서로의 밀고를 막기 위해 단체사진을 촬영한다. 

 

금자씨

 

"저 죄송한데요. 잠깐만... 물러서 주시겠어요?"

 

백선생의 시체를 땅에 묻던 중 금자가 총을 꺼내 이미 사망한 백선생의 얼굴에 총을 발사한다. 오래된 복수를 마무리한 듯 금자의 얼굴이 눈물진 미소로 일그러진다.

 

 

 

4. 리뷰 (+해석)

대사 표현들이 너무 좋다. 투박하면서도 섬세하고, 비유들이 찰떡같다. 온실 속 화초같은 외모를 한 금자씨가 과격한 언행을 보이는 것도 재밌는 요소였다.

 

"기도는 이태리타월이야. 껍질이 벗겨지도록 박박 밀어서 죄를 벗겨내. 그럼 아기 속살로 변해."

"저것 좀 부탁해, 안 꺼지게.....다른 거 건드리면, 머리에 빵꾸낸다?"

 

악인에 대해 정말 악한 놈으로 묘사가 잘 되었고, 그에 걸맞는 복수와 죽음을 선사하는 부분들이 마음에 들었다. 금자씨가 백선생에게 복수하는 꿈을 꾸는데, 거기에 백선생은 얼굴만 사람이고 개의 몸을 하고있다. 쉽게 말해 백선생이 '개새끼'임을 표현한 것 같다.

피해아동 부모들이 백선생이 무슨 목적으로 아이들을 납치했는지 묻자 금자는 머뭇거리다가 요트를 사기 위해 그랬다고 대답한다. 고작 요트, 자신의 욕심때문에 4명이나 되는 아이들의 목숨을 빼앗은 백선생을 사이코패스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마지막 순번으로 들어간 은지의 할머니가 백선생을 마무리 하는데, 손녀의 문구용가위로 백선생의 목을 찔러 죽인다. 정말 피해아동의 복수를 대신하는 느낌이 들어 그 장면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영화가 끝나기 전에 백선생을 죽이고 모든 복수가 끝났다는 듯이 빨간 눈화장을 지우는 금자의 옆에 원모가 나타난다. 이에 금자가 사과라도 하려는 듯이 입을 열려하자, 어른으로 변한 원모가 금자의 입에 재갈을 물리고 사라진다. 금자가 백선생에게 복수했지만 그것과 별개로 납치를 도운 금자 역시 원모에겐 가해자이며, 쉽게 용서할 수 없다는 것을 표현한 것 같다.

 

영화 초반 금자는 전도사가 건낸 두부를 먹지 않고 바닥에 버린다. 그리고 영화 마지막 금자는 제니의 앞에서 두부 모양을 한 케이크에 얼굴을 묻는다. 이는 금자가 복수를 끝내고 진심으로 앞으로 같은 죄를 짓지 않을 것을 맹세하고 사죄하는 모습으고 보였다.

 

약 2시간의 러닝타임이 전혀 지루하지 않고 순식간에 지나간다. 몰입력이 대단하다. 영화 초반에 나오는 CG와 금자씨가 교도소 안에서 나쁜 사람들을 죽이는 방식이 매우 신박하고 유머러스한데, 복수라는 무거운 주제를 담은만큼 중간중간 그러한 요소들을 넣어 분위기를 환기시키는 게 좋았다. (너무 아름다워 빛이 나는 금자씨의 얼굴 CG, 목욕탕 바닥에 비누를 문대 넘어지게 하기 등)

 

박찬욱 감독의 복수 3부작은 그 어느 것 하나 빼놓을 작품이 없는 것 같다.

 

 

 

 

끝.

728x90
반응형

댓글